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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세상읽기

[세상보기] "어른이나 애나 똑 같네요"

몇일전부터 '지하철 난투극"이라는 제목으로 명명된 동영상이 화제입니다.
70대의 어른이 손녀뻘쯤 되는 여자 아이와 지하철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지하철 패륜녀"라는 이름으로 여자 아이를 질타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더니 오늘부터는 "지하철 폭력 할머니"라는 이름으로 도리어 할머니의  잘못을 나무라는 글로 바뀌었습니다.

아직 동영상을 보지 못하신 분은 아래 동영상을 한번 보세요.

※ 이 곳에 있던 동영상이 티스토리측으로부터 "개인정보 유포"라는 어이없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지하철 난투극" 동영상을 확인하시려면 엠군에서 직접 확인하십시오.(지하철 난투극 보기 ☞)


아마 위의 동영상을 보신 분들도 누구의 잘못이 큰지 의견이 분분할 것입니다.
누구의 잘못을 판단하시기 전에 그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의 제보도 한번 보십시오(지하철난투극 목격자 “할머니는 대통령도 걷어찰 기세였다”)

위의 동영상과 관련 기사를 보고 여러분들도 각자의 생각이 있을 것입니다.
연세가 조금 있는 분들은 '아이가 어떻게 버릇없이 자기의 할머니 뻘되는 어른에게 반말로 대들수 있느냐'할 것이고 어린 학생들은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지하철에서 저렇게 일방적으로 머리 끄뎅이를 잡고 때릴 수가 있느냐'는 것일 겁니다.

저는 양쪽이 너무 지나치지 않았나 생각하며 중간에 싸움을 말리는 남자 어른의 말에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어른이나 애나 똑 같네요"

제일 비겁하고 무책임한 것이 "양비론"이라 하지만 위의 경우에서는 "양비론"이 가장 적절한 판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현재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있고 교회에서는 노인예배에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어른분들은 어디에서나 결코 양보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노인이지'라고 하면 더 할 말이 없습니다만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그 편협함 때문에 쉬운 방법도 어렵게 풀고 있으며 받아야 할 공경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경우에도 동영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여자 아이가 할머니에게 먼저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지하철난투극 목격자 “할머니는 대통령도 걷어찰 기세였다”) 그런데 할머니는 사과를 받기는 커녕 여자 아이의 부모님에게까지 쌍욕을 하며 나무라니 여자 아이가 발끈해서 반말을 하고 대드는 모습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지금의 어른들이 살았던 예전은 우리나라의 오랜 유교 전통으로 말미암아 "예"를 무척 소중히 하는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서양의 사상인 "합리주의"로 대변되는 "공평"을 더 소중히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느 한 쪽에 기울거나 자기가 무시 당했다고 생각하면 이의를 제기합니다.
그것은 버릇 없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자기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고자 하는 의사 표시인 것입니다.

지금의 어른들에게 그런 너그러움과 합리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나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 그런 편협함과 옹졸함으로 문제를 어렵게 풀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신,구 세대의 조화는 지금부터 준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