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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칼럼

[신앙칼럼] 칭찬으로 크는 아이


 한동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었다.
맞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다. 아니 더 큰 일을 할 수도 있다.
나는 그것을 확실히 믿는다.

고래뿐이겠는가
칭찬은 인간 세상에서 더 높은 진가를 발휘할 수도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칭찬은 보약중의 보약이다.

그러나 나는 불행하게도 어린 시절 이런 호사를 누리지 못했다.
그렇다고 매일 매로 다스림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칭찬에 관한한 인색한 가정 환경을 가졌었다.
그래서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누구의 칭찬 앞에 서면 왠지 어색하다.
얼굴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시선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 심지어 팔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그런 어릴 적 환경으로 인하여 어른이 된 후에는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방법과 시점을 잘 모르겠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어떻게 칭찬하는 방법과 시점을 모르냐고....
'칭찬이야 수시로 많이 하면 좋은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나는 칭찬이 어색하고 서투르다.
지나놓고 보면 '그때 칭찬을 해 주었어야 하는데...'하고 후회할 때가 많다.
현재 나는 칭찬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남들은 칭찬이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내게는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야 나도 남들만큼 하게 된다.

어릴 때 나는 칭찬을 많이 들을 요인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아니 많았다.
어릴 때 비교적 학교 공부를 잘해서 집으로 가져오는 통지표가 남 부끄럽지 않았었다.
지금도 기억하는데 국민학교때 시험을 잘 쳐서 집에 석차 2등의 통지표를 가지고 온 적이 있었다.
나는 칭찬 들을 것을 잔뜩 기대하고 의기양양하게 어머니 앞에 통지표를 턱하니 내밀었다. 그러나

"이러면 1등한 사람도 있겠구나"

그것이 전부였다.
당신도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 자식들을 굶어 죽이지 않고 오직 살아 남게 하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인 부모님을 만났으니 그런 교육을 받지 않았었고 이제는 자식에게 그 교육을 대물림하시는 것이다.

일찍이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하던 큰 형님도 마찬가지였다.
직장 일로 인하여 모처럼 얼굴을 마주 치면 꼭 검사라도 하듯 통지표를 가지고 오라고 하셨다.
월남 파병 용사였던 큰 형님은 통지표에서 흠잡을 것이 없으니 그 다음은 다른 것을 문제 삼아 꾸중을 하시곤 했다.
아버지가 안 계신 집안의 7남매중 맏이였던 큰 형님은 집안에 질서를 잡기 위해서 군대식 위엄을 보인 것이리라.




어릴 때 칭찬은 보약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어린아이는 칭찬을 많이 해 주어야 한다.
상담가들은 칭찬과 꾸중의 비율을 8:2나 7:3이 적당하다고 얘기한다.
잘못이 있는데도 꾸중을 하지 않는다면 그는 옳고 그름의 판단이 모호해져서 버릇없는 아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로 잦은 꾸중으로 그의 행동을 제약하고 다그친다면 그는 정서가 불안해 지고 자신감이 없는 소극적 아이가 될 것이다.

아이에게 칭찬을 많이 하라.
그러면 그 아이는 더 큰 칭찬꺼리로 그대에게 기쁨을 안겨 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풍부한 감성과 인격으로 하나님의 기쁨이 될 것이다.
아이는 고래보다 더 영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