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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세상읽기

[영화리뷰] 소명2 - 모겐족의 월드컵



더 늦기전에 서둘러 극장으로 향했다. 소명2 - 모겐족의 월드컵을 보기 위해서다. 소명1 이 상영될 때는 영화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들어서 보지를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작심을 하고 서둘러 극장으로 향했다.

이 영화는 지금 상영되는 여느 영화처럼 스케일이 크고 대단한 감동을 안겨주는 그런 영화는 분명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잔잔하면서도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긴 여운을 주는 영화임에 틀림이 없다.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주책맞게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고야 말았다.
장마철 잔뜩 물기를 머금은 나즈막한 구름이 끝내 참지 못하고 물기를 여기 저기 흩뿌리듯이...



최근에 우리는 너무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익숙해지고 말았다. 그래서 왠만해선 감동도 받지 않고 영화 내내 '와~와~' 탄성은 지르지만 엔딩 자막도 오르기 전에 우리는 싸늘하게 식고 만다. 그리고 불이 들어 오면 괜히 옆에 앉은 사람이 멋적어서 서로 눈이라도 마주칠세라 서둘러 빠져 나오고 만다. 그런 것에 비하면 이 영화는 우리에게 한결 여유를 주고 우리를 배부르게 한다. 그렇다 이 영화는 소박한 만찬이다.


이 영화는 조각같은 얼굴과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배우는 없다.
그냥 찌든 가난에 메마른 몸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볼품없는 아이들 몇명이 전부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어디에도 때가 묻지 않은 해맑은 미소가 있었다.
어릴적 시골 도랑에 졸졸 흐르는 맑디 맑은 시냇물을 다시 보는 것 같다.

강성민 선교사.
어릴적에 TV 축구 중계의 하프타임 시간에 축구공으로 묘기를 부리던 사람이란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신문이나 TV에서 보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 꼬마가 벌써 40대 중반이 되었고 이제는 선교사로 섬기고 있다.
그는 이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축구 신동이 아니라 이름없는 땅에서 하나님의 소명을 실천하는 선교사다.

땀을 비오듯이 흘리고 밤에는 텐트에서 모기에 물려 팔다리가 성한 곳이 없어도 그는 항상 미소띤 얼굴로 모겐족을 섬기고 있다. 주민이 아기를 낳아도 강성민 선교사를 불러 기도를 받는다.

이 영화는 보는 내내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한 씬이 끝날 때마다 짧은 성구를 보여주며 영화는 나에게 묻고 있었다.
"너는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느냐?"
참 부끄러웠다.
강성민 선교사는 축구를 내 놓았는데 나는 무얼 드릴까
나는 무얼 드려야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대구땅에서도 많은 크리스챤들이 보고 이 질문에 답변좀 해 주었으면 좋겠다.


▶ 소명2 - 모겐족의 월드컵 미국, 캐나다, 호주 수출 쾌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