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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세상읽기

[세상보기] 잘못된 회개 - 대도 조세형


이름 앞에 대도(大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다니는 조세형씨(72)가 또다시 구속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잡범이나 하는 장물 판매 알선 혐의입니다. 2005년도에 치과의사 집을 털려다 잡힌 이후 5년만이며 출소 후 2년 2개월만의 뉴스 등장입니다.

매번 방송이나 언론에 나온 그의 고백은 진실성이 묻어 나며 우리의 여린 가슴을 비집고 들어와 고개를 끄떡이게 했습니다.

(1998년 출소 당시)[조세형 : 과거의 조세형은 이제 덮어주십시오.]

(2008년 무역업을 시작하며)[조세형 : 저를 믿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준 분들을 생각하면 고개를 들 수 없어요. 당당한 무역인으로 재기해서 진정한 새삶을 이룬 뒤 사람들 앞에 다시 서고 싶습니다.]

(2010년 5월 검거 후)[조세형 :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까 후배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서 결국은 이렇게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겁니다. 참 면목이 없습니다]



그는 한때 기독교에 귀의해 신학을 공부하여 목사 안수를 받고 전국의 교회를 돌며 간증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또다시 몰락의 길을 걸으여 이제 다시 41년의 교도소 생활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그의 회귀는 너무 쉬운 길을 가려고 하는 인간의 본성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찌기 김진홍 목사님은 엄상익 변호사[각주:1]와 찾아온 그에게 '두레마을에 들어와서 3년간 노동을 하며 땀흘려 일할 것'을 권유하였습니다.(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 그러나 그는 이런 권고를 뿌리치고 신학을 공부하였으며 목사가 되었습니다.

전국 교회에서는 그의 신앙 고백을 들으며 할렐루야를 외치고 박수를 쳤습니다. 제가 직접 그의 간증을 듣진 않았지만 아마 저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할렐루야를 외치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박수를 쳤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뉴스에서 잠깐 비친 그의 반성은 진정성이 있어 보였고 동정심도 갔기 때문입니다. 관대한 크리스챤들이 그의 회심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그의 회심은 교회를 속이고 사람을 속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심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신학을 공부하며 은혜를 받고 자기의 인생을 반추하며 회개를 하였지만 죄에 넘어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성을 간과하였습니다. 그는 김진홍 목사의 권유대로 서둘러 신학을 할 것이 아니라 죄와는 일정기간 거리를 두며 노동의 가치를 몸으로 익혔다면 그의 인생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목사가 되어 성경을 읽으며 은혜는 받았지만 그의 위치는 언제나 죄의 유혹을 받을 수 있는 지근거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물리칠 영성이 부족하였습니다. 이번에 지은 죄도 알고 있는 후배의 권유를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가정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이혼한 부인 이모씨(56)는 조세형과 결혼중인 2005년 6월에 '천상암'을 열고 법사(출가하지 않은 재가불자지만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과 정진은 계속하는 승려)가 되고 지금은 무속인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목사로서 전국 교회에 간증을 하러 다니는 사람인데 부인이 불교의 법사가 되었다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우리 가족이 조화를 이루며 사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는 과정에서 종교로 인한 갈등은 점차 소멸됐습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부인과의 갈등을 피해 이방신과의 타협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가 비록 교도소 수감중에 부인이 법사가 된 것이긴 하지만 그는 가족과의 조화라는 미명아래 죄와 더불어 사는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조세형의 전부인 이은경 인터뷰(2009.8.3)☞사업가 조세형 인터뷰(2008.9.19)☞)

그에게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이때까지 그는 매번 검거될 때마다 한 말이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자기 손에 수갑이 채여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라면 인간의 수고와 노력으로는 끊을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인식해야 합니다.
이것은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하나님께 의탁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새로운 길을 제시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
  1. 조세형, 신창원을 변호했던 변호사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