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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일기

[신앙일기] 주일 예배를 사수하라


요새는 교회의 중직자들조차 주일 성수에 대한 의식이 희미하여 장차 교회의 큰 위기 요인이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중직자들이 각기 좋은대로 처신하니 새로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주일 성수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직자들이 먼저 몸으로 주일 성수의 모범을 보이며 하나님의 말씀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는데 너무나 쉽게 세상 풍조에 휩쓸려 가니 뒤에 따르는 자들은 신앙의 선배들을 통해서는 올바른 주일 성수의 전형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게는 지금까지 주일 성수를 할 수 있게 한 잊을 수 없는 큰 사건이 한가지 있습니다.
인격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로 영접하고 난 이후인 대학교 4학년때.
저는 주일학교 교사로서 한 교회를 섬기고 있었습니다.
제가 맡은 반은 초등학교 6학년으로서 시작할 때는 정말 초라하게 2명의 인원으로 시작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강권적인 은혜로 폭발적으로 부흥이 되기 시작하더니 인원수나 예배 드리는 태도가 전 학년을 리더하는 모범반이 되었습니다.

그 즈음에 고향에 계신 형님이 직장에서 발을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동생으로서 마땅히 병문안을 가야 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학생이다보니 평일에는 갈 시간이 되지 않았고 주말을 이용해서 다녀와야 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밤차로 갔다가 토요일 저녁에 돌아올 계획을 세웠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주일은 본 교회에서 드려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무멋보다 주일학교의 우리 반 아이들이 내가 없으면 뿔뿔이 흩어져서 다른 반에 합반이 되어 눈치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대구에 계신 누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누님하고 매형이 병문안 갈려고 하니 같이 가자는 것입니다.
순간 제 머리는 부리나케 계산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매형과 같이 가면 고속버스비를 매형이 낼 것이니 귀중한 내 용돈중 2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는 것입니다.
무멋보다 용돈이 궁했던 90년대의 학창 시절에 2만원은 적지 않은 유혹이었습니다.
그래서 큰 고민도 할 것 없이 같이 가겠노라고 약속을 하고 저는 전화로 주일학교 부장 선생님께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때까지 교사로서 결석없이 성실히 주일학교를 섬기니 흔쾌히 부장 선생님은 허락을 해 주셨습니다.
주일 예배는 병원 근처 아무 교회나 찾아 가서 드리기로 작정을 하고 고향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오랫만에 각지에 흩어져 있는 가족들이 만나니 반가운 마음에 이야기꽃은 만발하고 주일이라는 개념과 예배라는 단어는 기억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의 다짐과는 달리 주일 예배를 어디에서도 드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뒤늦게 다소 찜찜한 마음은 있었지만 돌아오기 위해 주일 오후에 대구행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고속버스가 구미를 지나고 선산에 다다를 즈음 갑자기 잘 달리던 고속버스가 어느 순간 덜컹하더니 심하게 요동을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삽시간에 고속버스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여자들의 찢어지는 비명 소리가 고막을 뒤흔들었습니다.
급하게 기사가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정차하고 차의 상태를 둘러보고 나서 하는 말이
"손님 죄송합니다. 버스 뒤 타이어에 돌이 끼어서 빼고 출발하겠습니다"

고속버스의 뒷타이어는 양쪽에 두개씩 있는데 그 사이에 주먹만한 돌이 끼어서 위험한 순간을 맞은 것입니다.
저는 그 순간 번개처럼 떠오르는 생각이 성경의 "요나"였습니다.
하나님이 요나에게 니느웨에 복음을 전하라고 하는데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고 도망가다가 배가 요동쳐서 애궂은 사람까지 위험에 처할뻔한 사건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욘1:4)


뒷자리에 앉아서 나른하게 졸고 있던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때 드린 기도가 "하나님 감사합니다"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리석은 저를 일깨워주기 위해서 이런 사건을 이 버스에 주신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깨끗한 고속도로에 버스 타이어에 낄만한 적당한 크기의 돌이 떨어져 있기는 대단히 드문 일입니다.
더구나 돌이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 많은 차중에 그 시간에 제가 타고 있는 차 바뀌에 돌이 끼일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한 영혼을 깨우치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확률을 넘어 한 사건을 통하여 일깨워 주신 것이리라 믿습니다.
그때 결심한 것이 앞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주님께 드리는 주일 예배는 거룩히 구별해서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고가 나서 목발을 짚는 한이 있더라도 걸을 수만 있으면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겠다고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저는 이때까지 주일 예배를 드리지 못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물론 그 동안 몇번의 위기는 있었습니다.
주일학교를 봉사하는데 갑자기 어지럽고 몸이 아파서 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예전같으면 자리에 누워서 반나절 정도를 앓아야 낫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 제가 평소에 건강관리를 하지 못하여 심히 속이 불편하고 아픕니다. 제가 건강 관리를 하지 못했음을 회개하오니 오늘 예배를 다 마치고 아프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서서히 아픔이 가시더니 주일학교 마칠 때쯤에는 견딜만했고 결국에는 오후 예배까지 마치고 나중에는 차량봉사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날은 몸져 눞지 않고 건강하게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또 한번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믿지 않는 형님의 딸(질녀)의 결혼식이 주일에 있었습니다.
막내인 제게 예식장에서 축의금을 받는 일이 맡겨졌지만 저는 결혼식 하루 전 토요일에 양산까지 내려 가서 형님을 찾아 뵙고 축의금을 전달하고 사정 얘기를 하였습니다. 물론 이후 형수님의 몇번 홀대가 있었지만 무리없이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대구 제일교회 전경


주일은 여행을 가기 위해 생긴 것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빨간 날로 보이지만 우리들의 눈에는 주의 날(=主日)로 보여야 합니다.

주일은 친척들 혼사를 돌보기 위한 날이 아닙니다.
주일에 친척들의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1부에서 간단히 떼우면(?) 그것은 범죄 행위입니다.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엿새 동안 천지와 만믈을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다고 했습니다(창2:3)
주일은 거룩한 날이며 피조물된 우리는 안식하며 하나님을 기억하고 거룩을 회복하는 날로 삼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더 이상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않으십니다.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 후에는 심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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