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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일기

[신앙일기] 어찌하여야


하루에도 수만번 생각이 교차하는 인간이 하나님께 대한 온전한 믿음을 간직하기란 몹시도 어려운가 봅니다.
아니 어쩌면 이 세상에서는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번주에 식사를 하고나서 알수없는 복부의 더부룩함이 몇일간 느껴져서 덜컥 겁이 났습니다.
젊었을 때야 돌이라도 씹어 삼키면 소화시킬 수 있는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지만 이제 40줄에 들어서니 눈에 띄게 일에 대한 자신감이나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줄어 괜한 일에도 두번 세번 신경이 쓰이고 몸에 조그만 이상 징후가 있어도 덜컥 겁부터 나는 새가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만가지 생각과 추측을 동원하여 원인을 찾기에 골몰하였습니다.
연달아 두끼를 돼지고기를 먹었던 것을 생각하고 고기에 이상이 있나 생각이 되어 고기 포장지를 찾아 보았습니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오겹살 진공 포장지에 "프랑스산"이라고 선명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 돼지고기도 수입하나? 소고기 수입은 들어 보았지만....
혹시 고기에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 지금 생각하니 고기가 좀 이상했어. 유달리 입에 착착 감기는 것이 맛이 좋았어.
아마 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가 듬뿍 쳐진지도 몰라'


나는 확신에 가깝게 절망하였습니다.
언젠가 흘려 보았던 "한국인의 사망률 1위 위암"이라는 문구가 생각났습니다.
내가 불량 돼지고기 때문에 위쪽에 문제가 생긴게 분명한 게로구나
천국은 확정되었으니 지금 이대로 죽는다고 억울할 것은 없지만 이땅에서 내가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달려온 것들이 아직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 즐비하니 조바심이 났습니다.

운동이 부족했던가 해서 운동도 시간을 내어서 하였습니다.
기도도 더 열심히 하며 하나님께 나의 사명이 완수되지 않았음을 알렸습니다.
그래도 찜찜한 복부의 이상스러운 징후는 개선이 되지 않았습니다.

마침 금요성령예배에서 치유에 대한 기도 부분이 있어서 내 복부에서 감지되는 이상스러운 징후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령하고 쫒아 내었습니다.
내 마음에 평안이 찾아 왔습니다.

토요일에 전에 없이 상쾌한 기분으로 잠이 깨었고 그 동안 미루었던 팔공산 등산을 하며 하나님이 만드신 대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며 광복절 휴일을 만끽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주일에는 출타중인 담임목사님을 대신하여 강단에 서신 류응렬 목사님의 도전적인 설교에 깊은 은혜를 받았고 21세기 성령행전의 주인공이 될 것을 다짐하며 교회 생활을 마쳤습니다.

Church at UT-Austin
Church at UT-Austin by _Gene_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집에 돌아와 저녁에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고 과일에 마른 오징어 후식까지 맛있게 잘 챙겨 먹었습니다.
그런데 저녁 9시쯤에 복부에 심한 거부감을 느끼더니 급기야 심하게 구토를 하였습니다.
제 일생일대로 최고로 심한 구토였습니다.

뒤숭숭한 마음으로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전에 집으로 배달되어온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무료암검진표를 찾았습니다.
2년에 한번씩 날라오는 무료암검진 기회를 번거롭다는 이유로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것이 간절하였습니다.
결국에는 찾지를 못하고 주민등록 번호만으로 병원에서 무료암검진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너무나 깨끗한 것입니다.
그렇게 불편하고 우려되었던 복부가 위 내시경 검사에도 너무도 이상하게 깨끗하였던 것입니다.
암은 고사하고 염증조차 없는 것입니다.

건강이 괜찮다는 기쁨보다 나의 믿음이란 것이 겨우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가 하는 허탈함이 밀려 왔습니다.
금요일에 기도하고 확신하였다면 믿었어야 했는데 현대적 기기를 빌어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하는 내 얄팍한 믿음이 부끄럽습니다.

어찌하여야 온전히 주님을 쫒을 수 있을까요
어찌하여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막5:34)는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요
저는 한없이 부끄러워 엎드릴 뿐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막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