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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세상읽기

[세상보기] 매운 세상

맛있어 보이는 라면을 한 꾸러미 샀다. 오징어, 새우, 홍합, 미더덕이 첨가되었고 시원하고 개운하다기에 두말없이 선택을 하였다. 그런데 집에 와서 먹어 보니 너무 매웠다. 남은 것을 다른 라면을 쌓아 둔 곳에 같이 쌓아두니 공교롭게도 모두가 고추를 연상시키는 빨간색이다.

나는 고추가 무섭다. 어찌보면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 그래서 늘 라면은 순한 맛을 고르고 치킨을 시킬 때도 순한 맛으로 주문을 하곤 한다. 그런데 어쩐 일로 우리 집에 이렇게 빨간 라면이 쌓인 것인지 모르겠다.

요새는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인터넷 카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곳에 매운 맛으로 요리하는 맛집이 있다고 하면 성지 순례하듯이 떼를 지어 모여간다고 한다.


나는 사람들이 매운 것을 좋아하는 출발점을 홍수 이후로 본다.
왜냐하면 홍수이후에 사람과 짐승들의 삶의 패턴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우선 하나님께서는 물로 세상을 심판 하신 후부터 짐승을 우리의 먹거리로 허락하셨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물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며 너희를 무서워하리니 이것들은 너희의 손에 붙였음이니라 모든 산 동물은 너희의 먹을 것이 될지라 채소 같이 내가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노라"(창9:1-3)

그 이후 짐승들은 사람들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발톱을 세워야 했고 또 살기 위해 약한 짐승들을 먼저 공격해야 했다. 그리고 피해 다니는 빠른 짐승들을 잡기 위해 사람들은 그물이나 무기를 들어야만 했다. 공생의 관계가 생존의 관계가 된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홍수 이전에도 악했다. 그래서 하나님으로부터 심판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홍수 이후 피를 본 후 그리고 서로 살기 위해 신경을 곤두 세운 이후에 더 악해진 것이 아닌가 나는 생각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독하고 매운 것들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보다 자극적이고 작은 양으로 많은 양을 대체하는 것은 아무래도 미니스커트나 매운 음식이 유효할 것이다. 눈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미니스커트이고 입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매운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으로, 입으로 즐기기만 하면 그만인데 미니스커트를 넘어서는 각종 성범죄와 사람들의 악한 심성은 무엇으로 다스려야 할까. 이때까지 사회에서는 강력 처벌로 다스렸다. 그러나 그 방법은 이미 실패했다.

그들이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것은 속이 허하다는 증거다. 삶이 따분하다는 증거다. 돌려서 말하면 나좀 살려 달라는 그들의 아우성이다. 그들의 허한 마음에 더 심한 자극이나 처벌이 아니라 이제는 부드러운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자. 그것이 약이다. 신약, 구약!

그런데 교회 마당에서 보이는 미니스커트 입은 사람들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