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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에세이

송명희의 마음이 겸손해지는 시 "나는 황제보다 하인이 부럽습니다"


 
대학생때 즐겨 듣고 보았던 송명희 시인의 근황이 갑자기 궁금하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최근에는 그녀의 시집을 서점에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의 힘을 빌어 검색을 하여서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 갔습니다.
그러나 문득 찾아 들어간 집이 폐허가 된 것을 보는 것같은 참담함이란...

오래 사용하지 않아 거미줄이 처진 듯 그녀의 홈페이지는 군데 군데 오류가 보이고 황량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주인없는 집에 처량한 산새만 지저귀듯 2002년에 발간했던 앨범이 처연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나이도 이제 48세.
남들은 황금의 중년이라며 즐길 나이이지만 그녀는 외롭게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가 봅니다.
홈페이지에서 밝힌 그녀의 근황입니다.

1997년 말부터 무리한 사역 활동으로 목디스크를 얻었고, 노화현상까지 증가하여 모든 사역 활동과 집필 활동을 중단하고 투병 생활을 하고 있으나 호전된 것은 없고 전신 마비로 전환되었다.

우리들에게 송명희 시인은 장애인이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그의 투병생활 소식을 전해들은 많은 기독교인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그의 생의 마지막 꿈인 장애인 학교 건립을 위해 최덕신 집사님을 비롯하여 많은 후원인들이 동참하여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송명희 시인 홈(http://www.poemsmh.net/)에서 발췌*




이제 그녀의 주옥같은 새로운 시를 다시 접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육신의 짐을 벗고 하나님 품에 안기면 그녀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우리들에게는 천사의 소리를 들을 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이 땅에 머무르는 동안 평안하시고 다시 한번 천사의 소리를 들려 줄 수 있도록 하나님께 떼를 써 보렵니다.
아래에서 그녀의 겸손한 시를 감상해 보세요.

 


나는 황제보다 하인이 부럽습니다 - 송명희 

나는 섬김을 받는 황제보다
섬기는 하인이 더 부럽습니다.
나는 예쁜 공주가 되기보다
구박을 받아도 말괄량이가 되고 싶습니다
나는 왕비의 가마보다
걸어다니는 평민의 다리가 더 좋습니다
나는 최고의 VIP 대우를 받는 인기 스타보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나는 지성인의 지식보다
시인의 남다른 감각보다
노동자의 건강함이 부러우며
봉사자의 손길을 갖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기도하는 무릎과
손을 높이 들고 뛰면서
하나님을 향해 찬양하는 것을 원합니다
그러나 나는 원치 않는 공주가 되어
다른 사람의 섬김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쇼윈도우의 마네킹처럼
나는 꼼짝 못하여
사람들이 나를 들고 가야 움직이고
누가 원하는 것을 가져다 줘야 잡을 수 있으며
날마다 관장약을 넣어야 볼일을 보고
이불도 무거워 덮을 수 없는 처지입니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일이기에...
죽을힘을 다해 살겠습니다



P JiNi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