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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에세이

[신앙에세이] 삶이 무미건조하다면 이 책을 읽으라


책을 한권 읽고 있습니다.


작년에 서거한 장영희님의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입니다.

그 분의 책을 읽고 있으면 가슴 한 켠이 싸하게 아려옴을 느낍니다.
책의 내용은 희망이고 봄날인데 왜 이리 책 내용과는 다른 감정을 느낄까요

그 분의 삶이 간단치 않았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찌 그런 삶에서 이런 주옥같은 글들을 남길 수 있을까요.

그는 생후 1년 만에 찾아온 소아마비 때문에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 되었고 역경을 딛고 공부를 하여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습니다. 1985년부터 모교인 서강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수필가, 번역가로 활동하며 역경을 극복한 사람으로 기록되는가 했더니 2001년도에 유방암 선고, 2004년에 다시 척추암 선고. 길고 긴 암투병후에 재기하여 강단에 섰으나 다시 2008년 간암으로 전이되어 투병중 2009년 5월 9일 사망. 이것이 그 분의 생의 이력입니다.

그러나 그가 남긴 흔적들은 너무나 또렷하여 하루 하루를 무심히 살아가고 있는 내게는 아침잠을 흔들어 깨우는 새벽종과도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행복은 있습니다.
쥐 구멍에도 언젠가는 볕이 들 수 있다는 희망이 그에게는 행복일 수 있고 구르는 것이 전부인 굼벵이에게도 망부석을 바라보며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불행은 있습니다.
배에 기름만 찬 배불뚝이 기업체 회장님에게도 있는 재산을 지키고 불려야 할 고민이 있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몇개나 주렁 주렁단 사람에게도 그 자리를 고수해야 하는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은 공평합니다.
그러나 가끔씩 구름속에서 비치는 햇살 가운데서도 삶을 찬양하고 희망을 얘기하는 장영희님에게 발견된 행복이 부럽습니다.

2005년 3월 척추암으로 강의를 중단한 지 6개월 만에 강단에 복귀하며 제자들의 환영을 받던 모습.


"오늘 아침 무심히 차에서 내리다가 문득 가을을 만났다"

그 분의 책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어떻게 같은 하늘아래 살면서 똑같은 밥과 똑같은 김치를 먹고 사는데 이런 감성을 가질 수 있을까요
어떻게 똑같은 가나다라 한글 자음과 모음을 결합하여 단어를 만들고 문장을 만드는데 이런 길이 남을 글을 남길 수 있을까요

도무지 의문이고 도무지 도달하지 못할 경지입니다.
얼마전에 지른 그 분의 유작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가 어제 도착하였습니다.
이제 당분간 또다시 그 분의 향기가 온방에 가득할 것 같습니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10점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샘터사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10점
장영희 지음, 장지원 그림/샘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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