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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일기

[신앙일기] 다시 한번 '떡과 포도주'를 고민하며


작년에 제가 성경을 읽다가 저의 블로그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신앙일기] 이 시대 '예레미야'를 꿈꾸며)
올해 연초에 다시 한번 이 '떡과 포도주'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까를 잠시 고민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이 블로그에 대하여 부담이 많습니다. 제가 시작했고 제가 매일 아침 컴퓨터를 켤때마다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인데 만만하고 내 집처럼 편안하고 아늑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떨 때는 이 블로그가 무섭습니다.(믿으실지 모르겠네요) 저는 이 곳에 새 글을 작성하려면 상당한 압박감을 느낍니다. 왜 이렇게 부담스러울까요?

이 곳의 많은 글은 속 시원한 글이기 보다는 우리의 속을 후려파는 글이 더 많습니다. 이 곳의 많은 글은 교회의 치부와 우리 속의 검은 부분들을 들추는 일이 많습니다. 즉 펜 끝이 세상을 향한다기 보다 우리 내부를 겨눌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여러 존경하는 교역자들과 사랑하는 신앙의 동료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아마도 예레미아도 그가 독설을 퍼붓는 이스라엘 사람들보다 더 속이 타 들어갔는지도 모를 것입니다(이 블로그와 선지 예레미아가 동격이라는 것은 아니니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조국 이스라엘의 멸망과 동족의 미래를 미리 알고 예언하는 것은 모르고 악행을 저지르는 많은 사람들보다 더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연초에 이 블로그를 여느 블로그처럼 귀에 듣기 좋은 말만 하고 나머지는 눈감아 주고 포장을 하여 미화하는 블로그로 전향을 할까를 고민해 봤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처음 마음 먹은대로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많은 기독인의 블로그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만 이런 블로그도 하나는 있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밖으로 향하는 나팔도 있어야 하지만 우리를 각성케 하는 속으로 향하는 나팔도 하나쯤은 있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야 밖으로 향하는 나팔이 더 힘있게 올곧은 방송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속은 뒤숭숭한데 대남 비방 방송하듯이 하는 방송에 영향력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마다 늘 속 외침을 듣습니다.
'너는 잘 하냐?'
저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제가 실수 투성이고 신경질적이고 허점 투성이 인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의 잘못을 고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밖으로는 웃음을 띄우며 복된 소식을 전하지만 우리의 꼬라지는 영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꼬라지로 인하여 거룩한 복된 소리가 복되지 아니한 소리로 들리는 것을 막고 싶습니다.
그래야 복음이 진정한 복음으로 그들에게 들려지기 때문입니다.

저를 향한 비판의 소리가 정당하면 저도 겸허히 듣겠습니다. 고칠 것이 있으면 고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이 블로그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에 대하여 명확히 하나님께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심판날이 이르기 전에 그리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하시니라"(눅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