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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에세이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또 다시는 영원히 보지 못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출14:13-14)

크리스챤은 생활중에 참으로 많은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직분에 따른 역할, 직장에서 직책에 따른 역할, 그리고 가정에서조차 남편과 아내라는 중차대한 역할을 감당해야 함으로 2중, 3중으로, 또 육적으로 심적으로 많은 부담감을 가집니다.그 중에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한다면 이미 잘하고 있는 많은 것들도 싸잡아 저평가 받기 일쑤입니다.

어제 너무 많은 봉사와 희생으로 힘들어하는 한 자매를 만났습니다.
교회에서는 봉사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여 주위로부터 크게 인정받고 있는 신실한 집사님이였으며 가정에서도 엄마로서 또 아내로서 아이들을 잘 양육하며 남편을 지극히 섬기는 아주 모범적인 주부였습니다.

그러나 많이 지쳐 보였습니다.
교회의 역할도 현재보다 더 열심히 하고 싶은데 교회내의 여러 복잡한 문제로 뜻대로 되지 않고 있고 가정은 가정대로 부부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신앙적으로 교만한 사람은 대화중에 "내가"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고 합니다.
'옛날에 내가 ~', '거 봐, 내가 뭐래?'....
은연중에 자기의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지요.

어제 그 자매는 대화중에 '때문에'라는 단어를 유독 많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교회  0 0 때문에....', '0 0 집사때문에....', '남편때문에....'
아마 본인의 의도대로 풀려가지 않음을 한탄하는 말이겠지요.

자매는 너무 많은 희생과 봉사와 책임감으로 인하여 육체적, 영적으로 고갈이 온 것 같았습니다.
나는 그 자매에게 좀 쉬며 '자아감'을 발견할 것을 권유하였습니다.

우리는 자칫 너무 많은 봉사와 희생으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휘둘릴 수가 있습니다.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누군가의 봉사와 희생은 공동체를 위하여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그것이 자기의 능력에 비하여 너무 지나치면 도리어 공동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봉사와 희생에 치우치면 내가 공동체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그 역할을 하지 않으면 마치 공동체가 와해될 지도 모른다는 불필요한 염려를 합니다.

이 세상 모든 일은 하나님이 이끌어 가십니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단지 우리는 교회의 발전을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도구로서의 우리의 역할과 사명이 끝났다면 과감히 벗어버리고 또다른 사용을 위하여 재충전을 위한 절제와 휴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 몸은 하나님이 계신 성전으로서 소중히 다루어야 합니다.
너무 혹사를 시키거나 봉사를 위한 과욕을 부린다면 내재하신 하나님이 슬퍼하십니다.
어떤 때는 우리가 하나님이 일하시게 가만히 서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출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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