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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일기

[신앙일기] 하나님의 존재 증명


밖에는 오랫만에 단비가 내려 온 대지를 적시고 있습니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에 사람들도 기뻐하고 거리의 가로수도 춤을 추는 듯 합니다.

이렇게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이면 저에게는 떠오르는 한 사건이 있습니다.

2004년 1월 28일 아침 7시 50분경 저는 15인승 승합차에 7명의 사람을 태우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간밤에 억수같이 퍼붓던 눈은 다행히 따뜻한 날씨에 모두 녹아서 물이 되었고 물은 차들의 달리는 열기에 증발이 되어 거리는 막 청소를 끝낸 도로마냥 한껏 아침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었습니다.

도로가 말랐다고는 하나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 어제 녹은 눈의 물이 중앙분리대밑에는 살짝 얼어 있었습니다.
모두가 바쁜 출근길이었지만 저는 평소에 애용하던 2차선을 평소보다는 조금 속도를 늦추어 70km 정도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저 커브만 돌면 동대구 톨게이트가 눈에 보이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왼쪽 1차선에서 쌩하며 내 옆을 스치는 한대의 1톤 트럭이 있었습니다. 저렇게 달리면 위험할텐데라고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그 트럭은 밤새 얼었던 눈이 녹은 물에 삐끗하더니 기어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2차선으로 무단 침범하여 들어오고야 말았습니다. 차를 피할 겨를도 없이 그 차는 나의 차 옆구리를 들이박았고 내 차는 그 힘에 핸들이 꺽이더니 '어~어~'하는 사이에 내차는 왕복 8차선의 고속도로 2차선과 3차선 사이에 비스듬히 옆으로 밀리며 누워 버렸습니다. '이래서 사람이 죽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머리에 스쳤습니다.

뒤에 탄 승객들은 비명을 지를 사이도 없었고 운전자였던 나는 책임감에 내 몸을 확인할 사이도 없이 뒤에 탔던 아주머니, 아저씨들에게 "뒤에 괜찮아요?"라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목소리로 생사를 확인하고자 했지만 "아이구 아이구"하는 소리는 7명이 아니었습니다. 절망이었습니다.

이윽고 정신이 황망한 가운데 주위 운전자들의 도움으로 옆으로 누워버린 승합차의 깨어진 유리창을 통하여 밖으로 나왔고 나는 급히 뒷사람들의 생사를 확인하니 다행히 모두가 놀랐지만 살아 있었고 한분이 손가락에 피를 철철 흘리며 기어 나왔습니다.
   
왕복 8차선의 고속도로이고 살짝 커브가 진 길이라 그 지점은 대단히 위험한 지역이었습니다.
연일 대형 트럭과 탱크로리들이 서울과 부산을 전속력으로 질주하고 또 시간이 출근 전쟁을 치르는 아침 8시대라서 언제 뒤따르는 대형차에 추돌을 당할지 모르는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막바로 모두들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진료 결과는 모두가 천만다행으로 정상이었습니다.
다소의 타박상이 있었지만 병원에 입원할 정도는 아니었고 손가락 골절을 의심했던 아주머니도 유리 조각에 의한 찰과상 정도로 가벼운 부상이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오후에는 농담을 건네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다음날에는 정상적인 출근이 가능하였고 사고 종결후에는 모두의 통장에 보상금으로 70만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상황이 좋게 종결되었지만 나쁜 결과는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만약에 뒤따르던 덤프트럭이 우리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았다면?
만약에 승객중 1명이라도 죽었더라면?
만약에 승객중 1명이라도 평생 목발을 짚고 다닐 정도로 불구자가 되었다면 나의 남은 생애는 어찌되었을까?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 사건도 제가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에 불과합니다.

다른 분들은 제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면 왜 애초에 사고가 나지 않게 하지 않았느냐'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길가의 바람에 흩날리는 가로수를 보고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느냐 아니면 그냥 자연 현상이라고 무시해 버리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그 선택의 결과는 천국에 갔을 때 단순 실수 정도가 아니라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