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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칼럼

[신앙칼럼] 기도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어여, 김집사 쑥 많은 데 알제. 내일 쑥 뜯으러 가자"
"권사님, 내일 방사능 비 온다는데예"
"뭐, 황사"
"아니요 방사능 비요"
"그런 건 깨끗이 씻어 묵으면 된다. 그런 거 다 따질라 카면 천지에 먹을 꺼 하나도 없다."
"그런 건 물 흐르는 것처럼 잠시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돼. 우리가 언제...."


어제 교회 가는 차 안에서 은퇴한 두분 권사님과 젊은 여자 집사님이 나눈 대화입니다.




세상은 일본에서 발생한 원전사고로 생긴 방사능이 비에 포함되어 한반도로 유입된다고 전국의 학교에 휴교령을 내려야 한다느니 아니면 방사능을 막아 준다는 보호 장비를 구입해야 된다느니 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산전수전 다 겪은 두 분 권사님은 천하태평이십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두분 권사님은 일제시대때 태어나 나라없는 설움도 당하시고 동족간에 전쟁이 나 피난도 다니시고 보리 고개, 민주화 운동 등등 우리 시대의 아픔을 모조리 겪은 백전노장들이십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이 혼란도 쉬 지나가리라 확신하고 계십니다.

그 두 분의 예견은 연륜에서 묻어 나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신앙에서 나오는 것임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70-80이 된 고령의 노구를 이끌고 지금도 각종 봉사에 앞장 서시고 매주 수요일은 수요예배후에 교회에 남아 철야기도를 아직까지 행하고 계십니다. 그 기도로 우리가 지금 잘 먹고 잘 살고 있음을 우리 젊은이들은 까맣게 잊거나 알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임하신 도원욱 목사님께서 설교 시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여러분 촛불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십니까? 천만에요. 촛불이 세상을 바꾼다면 저도 춧불 켜들고 밖으로 나가겠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이 어렵다고요.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나라가 언제 어렵지 않은 때가 있었습니까? 우리나라는 유사이래 항상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까 ...... 우리의 걱정, 염려로 세상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도하고 하나님께 나아갈때 세상은 변했습니다. 여러분 지금 어렵습니까? 기도하십시오. 하나님께서 해 주셔야 우리가 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권사님의 언젠가 하신 마지막 한 마디가 내 귓가에 맴돕니다.

"김집사. 젊었을 때 기도하고 봉사하거레이. 늙으면 하고 싶어도 몬한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