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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세상읽기

우리는 전사들인가?

어제 오랫만에 시내버스를 타고 대구 나들이를 갔다.
바람 한점 없는 화창한 날씨에 기분도 한껏 고무되었고 최신식으로 설치된 시내버스는 어느 것 하나 나무랄데 없이 쾌적하기만 했다. 승객들도 각자의 상념에 빠진 듯 평온 그 자체였다.

그런데 들어올 때 눈여겨 보지를 못해 그냥 지나쳤는데 자리에 앉아서 유심히 살펴 보니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운전석을 감싼 보호막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승객 쪽으로 맞춰진 CCTV 렌즈도 있었다.

말로만 듣던 승객의 폭행으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하는 안전막과 장치들이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운전자를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모든 승객이 예비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왠지 삭막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까까지 평온하게만 보였던 승객들의 표정도 이제는 왠지 비장함을 느끼게 한다.
마치 출전을 앞둔 전사들 같다고나 할까.

그렇다.
우리는 전쟁터에 살고 있는 것이 맞다.
일본의 방사능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전투 용어에 익숙해져 있다.
생활전선, 입시전쟁, 경쟁, 분당乙 결투, 재보선 승패, 경선 후유증.....
신문, 영화, TV 뉴스가 매일 이런 용어에 익숙해 있으니 우리들은 알게 모르게 이런 용어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전투 용어를 쓰야 왠지 나의 뜻이 상대방에게 확실하게 전달될 것 같은 조바심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명장면이 폭탄이 터진 현장에 하늘에서 팝콘이 내리는 장면이라고 한다.
우리는 내심 모두 그런 일을 꿈꾼다. 하지만 각자의 이해관계를 내려 놓고 평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우리의 관계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가 임하면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무리가 그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고 각 사람이 자기 포도나무 아래와 자기 무화과나무 아래에 앉을 것이라"(미4:3-4)

이런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되는 것은 이미 우리 도처에 널려 있기도 하다.
다만 내 마음에 없기 때문이다.
- 하나님을 기념하는 블로그 "떡과 포도주"(http://godlove.tistory.com/)
[YES24] 우리는 전사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