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 안에서 잘 터지던 와이파이가 어느날 갑자기 되지 않아서
예배를 마치고 영상실을 담당하고 있는 목사님께 질문을 드렸습니다.
"목사님, 전에는 본당에서 와이파이가 잘 되던데
요새는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고 잘 안되던데요"
"예 집사님.
성도들이 예배 시간에 딴 짓하지 못하도록 막아 놨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답변이라 잠시 어리둥절하여 그 다음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
"글쎄요 그것이 반드시 옳은 방법은 아닌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
"설교나 좀 잘 하도록 하이소"
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 왔지만 꾹 눌러 참고
요지부동인 목사님의 표정을 뒤로 하고 자리를 빠져 나왔습니다.
얼마전에 우리나라 스마트폰의 인구가 2천만명을 넘어 섰다고 언론에 나왔습니다.
우리 국민 10명중 4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경제활동 인구의 8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각 시민편의 시설이나 관공서에는 와이파이존을 갖추느라 북새통인데
어떻게 된건지 우리 교회는 어제까지 잘 사용하던 와이파이를 도리어 먹통을 만들어 놓습니다.
와이파이를 끊어 놓으면 성도들이 예배 시간 목사님 설교에 집중할 것이라는 단순한 발상을 보고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이것도 굳센 믿음이라고 칭찬을 해야 할지 참 난감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설교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꼭 성도들의 몫인지도 의문입니다.
같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라도 갖은 양념과 정성을 다하여 내 놓는 음식과
그냥 대충 아무거나 주워 담아 처 내 놓는 음식과는 천양지차가 있다는 것과
우리집 애가 옆집 아이보다 공부를 못하는 것이 꼭 우리집 아이의 잘못인지
아니면 돌머리를 물려주고 공부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지 않은 가정환경 탓인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내가 그보다 나이가 많으니 강하게 따지고 들면 와이파이는 뚫리겠지만
개념없는 이 목사의 개념은 누가 채워 넣을까요
봉사하면서 보면
예배 태도가 제일 불량한 사람은 교역자들입니다.
맨 뒷자리에 앉아 옆 교역자와 귓속말 나누기, 쪽지 나누기, 쓸데없이 들락거리기...
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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