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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에세이

[신앙에세이] 이단의 유혹

예전에 잠깐 알고 지내던 분이 한동안 보이지를 않더니 뜬금없이 카카오톡을 통해 메세지를 보내 왔습니다.

전형적인 이단들의 접근 방법이었습니다.
예의고 뭐고 단호하게 만남을 거절했습니다.


예전에 교회에서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몇번 식사를 함께 한 사람이라 미안한 감도 있었지만 냉정하게 거절할 수 밖에 없었던 저의 경험이 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대학생 시절.
섬기고 있던 교회는 작은 개척교회였는데 또래 학생들도 많고 분위기도 좋아 교회가 한창 부흥의 길을 걷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이 제자훈련을 열심히 받던 선배 한명이 연락도 없이 어느 날 주일에 교회를 안 온 것입니다.
그 당시 교회는 제자훈련이 주일 오후에 있기에 결석이 허락되지 않는 분위기였고 불가피하게 주일에 고향을 간다거나 빠지게 되면 교회에 연락을 하고 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서로 서로 너무나 잘 알고 있던 시절이었는데 한명이 빠지게 되니 자연적으로 빈자리를 알게 되었고 그 이유를 물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누구도 그 선배가 빠진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전례가 없던 일이라 심상치 않은 감(?)을 느낀 목사님께서 주중에 그 선배가 자취를 하고  있는 자취집에 심방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충 얼버무리려고 하는 선배를 추궁하여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전해 듣게 된 선배의 사연은 아래와 같습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의 아주머니가 짝을 이뤄 이 선배의 집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교회에서 왔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반가움이 동한 이 선배는 아주머니를 방에 모셨고 차를 대접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한창 성경공부에 재미를 붙이던 이 선배는 자기의 성경 지식을 자랑하게 되었고 교회에서 왔다는 두 아주머니의 말도 경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기는 이제 갓 배운 초짜 신앙인데 비하여 두 아주머니는 그야말로 박사였습니다. 성경을 펴들고 신약과 구약을 오가며 거침없이 달변을 토하니 선배는 그들에 대한 경외감이 생기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두 아주머니가 돌아간 후에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자기가 조그만 교회에서 배운 성경지식과 그 아주머니가 전해 준 복음이 뭔가 틀린 것입니다.
엄청난 혼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고 머리가 복잡하여 밤에 누워도 잠도 오지 않았습니다.

이때까지 스승으로 섬겼던 목사님의 설명과 권유, 협박(?)도 전혀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차차 같이 기도해 보자는 권유로 마무리하고 '어떻게 되었던 다음 주에 교회에서 보자'는 말로 그 집을 나왔지만 그 선배는 그 다음 주에도 교회를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일날 교회에서 모든 예배와 제자훈련을 마친 후 핵심 멤버들을 데리고 그 선배 집으로 갔습니다. 퀭한 눈으로 우리를 맞는 그를 무작정 데리고 가까운 기도원으로 올라 갔습니다. 그 선배를 위해 우리는 열심으로 기도했고 그 선배도 화답하듯 눈물, 콧물을 흘리며 자기의 행동을 뉘우쳤고 우리는 그렇게 홀가분하게 밤늦게 기도원을 내려 왔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주에도 그 선배의 모습은 교회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후 영영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는 그 아주머니들을 따라 그 단체에 입교하였고 고향에서 걱정하는 부모님을 뒤로 한체 그 단체에서 숙식을 하며 낮에는 노동을 밤에는 집회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의 결국은 보지 않아도 상상이 갔습니다.


거짓 교사들이 횡횡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안보이던 사람이 다시 나타나 접근하여 성경공부, 선교사 운운하며 친근감을 표시할 때는 단호하게 거절해야 합니다. 옛정에 이끌려 몇마디 주고 받다가는 헤어나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던 그 분도 정말 경산 지리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있으면 나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경산시청에 물으면 되고 기독교 정서를 알고 싶다면 교회에 전화하면 됩니다. 뭐하러 이 어려운 경제 여건에 밥을 사 주며 만나자고 하겠습니까 우리는 그들의 숨겨진 발톱을 조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