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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에세이

[신앙에세이] 지나친 디지털 의존도를 경계하며


'디지털 치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현대인이 과도하게 디지털 기기에 의존을 하여 해당 기기를 잃어 버리면 사소한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이 현상은 비단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뿐 아니라 현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현재 농협의 전산장애로 인하여 전국민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도 어찌보면 우리의 디지털 의존도를 말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은행 뿐만이 아니라 지하철이 고장나거나 아니면 한 지역에 단 몇시간 만이라도 전기나 수도가 들어오지 않으면 우리는 지구가 멈춘 것 만큼이나 큰 불편을 겪고 아우성을 칩니다.

제게도 그런 일이 일어 났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던 컴퓨터가 월요일부터 오류를 일으키더니 옛날의 386컴퓨터마냥 느릿 느릿하게 겨우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니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순간에도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덩달아 저는 괜히 조급증이 생기고 기분이 우울하기조차 합니다.


내게도 디지털 금식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앙인들이 육체의 연결고리인 식음을 끊고 하나님으로만 통하는 길인 기도에 전력하듯이 매일 아침식사후에는 어김없이 컴퓨터와 마주하고 있는 내게도 당분간은 모니터가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주시는 영감에 집중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상은 더 빠르고 더 편한 것을 원합니다.
덩달아 나는 나도 모르게 그것에 휩쓸려 내 자신을 잃고 기계의 부속품처럼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우리는 컴퓨터의 부속품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코에 생기를 불어 넣어 만드신 위대한 창조물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