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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그 중에 제일은 사랑

바보 목사님


자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는 여자 목사님이 한분 계십니다.
2000년도에 그 목사님은 지금 제가 섬기는 교회의 저와 같은 동료 집사였습니다. 청년회에서 같은 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분은 너무나 열심이라 교회에서 그 분 이름 석자만 대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 당시 그녀는 지방에서 꽤 큰 교회의 잘 나가는(?) 집사중의 한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분이 갑자기 신학교에 입학하셨습니다.
워낙 험하게 젊은 시절을 살아 오셔서 면학의 길을 놓쳤던 그 분이 다시 공부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정도 그렇게 안정적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끊임없이 사고를 치는 남편에 넌더리를 내고 있었으며 경제적인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 교단을 옮기더니(예장합동은 여자 목사 안수가 없습니다) 교회를 개척하였습니다. 그것도 모텔이 즐비하고 주위에 대나무를 꼽아 놓은 무당집이 많은 그곳에 보기좋게 십자가를 올리고 우상들에게 선전포고를 하듯이 교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지역 아동 센타를 열어 그 지역의 영세민을 위한 무료 공부방을 실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교회 개척 6년만에 4억여원의 4층 건물을 임대하여 교회와 지역 아동 센타를 확장하였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유일한 안정적인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교회의 성도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요새 사람들은 편하게 신앙 생활하려고 작은 교회는 찾지 않으며 또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목회니 상처가 다 낫고 나면 훌쩍 떠나버리는 성도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적으로는 타산이 안맞고 미친짓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일입니다.
그냥 편하게 저와 같이 평신도의 길을 걸으면 잘 나가는(?) 교회에서 인정받고 편하게 신앙생활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함께 하시니 여자 혼자의 몸으로도 이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그 곱던 얼굴은 이제 수많은 금식 기도와 수면 부족으로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속 썩이던 남편은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까지 교회의 중책을 짊어지기에는 부족합니다.
목사님을 뵐 때마다 늘 마음 한구석이 아려옵니다.
나만 편한 것 같아 그렇고 옛날 친한 동료였는데 필자가 아무런 도움이 되어 주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일 하시지만 누구를 통해서 일하시는데 내가 되어 주지 못해서 늘 미안합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도합니다.
"하나님. 우리 바보 목사님 하나님께 꼭 인정받는 목사님 되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