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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교회갱신칼럼] 목사란 누구인가?-이준행 목사

성령께서는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교회 안에 다양한 성령의 은사들을 두셨습니다. 은사는 다른 말로 말하면 직분이요, 사역입니다. 그 중에서 영적 지도력을 발휘하는 성령의 은사 중 하나가 ‘목사와 교사’입니다. 특이하게도 ‘목사’라는 한 단어로 표시하지 않고 ‘목사와 교사’라고 표현함으로서 목사의 기능을 정확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목사와 교사’는 두 직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목사이면서 교사’라는 의미로 한 직분을 표현하는 말씀입니다. 목사는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교사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고전 12장에서는 목사의 은사를 아예 교사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목사는 곧 교사요, 교사는 곧 목사인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목사들이 목사로서의 역할을 확대 해석하여 슈퍼맨이나 되는 듯 착각을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병자가 오면 의사처럼 병을 고치고, 귀신들린 자가 오면 축귀의 영력을 가진 자처럼 귀신을 내쫒고, 정신이상자가 오면 정신과 의사처럼 정신병을 고칩니다. 가르칠 때는 교사요, 때로는 유기농의 전문가를 자처하고, 시위현장에 나타나면 시민운동가가 됩니다. 찬양하면 찬양의 대가요, 예언하면 영락없는 예언자입니다. 목사는 자신을 슈퍼맨으로 착각하기에 적당합니다. 목사 자신보다도 교인들이 목사가 슈퍼맨이 되기를 강요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목사는 슈퍼맨이 아니라 한 연약한 인간일 뿐입니다. 고통 할 수도 있는 인간, 베드로처럼 비겁 할 수도 있고, 엘리야처럼 못 먹으면 배고프고, 물 안 먹으면 목마르고, 잠 못 자면 피곤 할 수 있는 인간입니다. 어떤 교인은 “목사도 감기 들고 병이 날수 있느냐?”고 하지만, 목사도 감기들 수 있고, 몸살 날 수 있고, 암에 걸릴 수도 있고, 교통사고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아침, 포항에서 해병대 초소가 무너져 해병대원 3명이 죽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아내가 볼까봐서 TV를 끄고 목양실로 내려와 인터넷으로 들어가 확인했더니 주 상병과 대학교를 휴학하고 금년 4월에 입대한 이모 이병 등 3명이 죽었다는 기사가 보였습니다. 순간 4월에 입대하여 포항에서 해병으로 복무하는 아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해병대 민원실을 통해 본부로 연락했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부모들이 와 있었고, 제 아들과 함께 훈련받고 같은 소대에 근무하는 친구들로서 저녁시간에 경계근무를 담당한 군인들이었습니다. 새벽에 그 장소로 근무하러 들어갈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정말 이래서는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저도 모르게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들을 잃어버린 부모들이 울부짖고 있을텐데... 제 아들 아니라고 저는 “주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감사해서 울고, 부끄러워서 울었습니다. 나중에야 분위기를 파악한 아내가 눈물을 닦아주면서 위로해 주었지만, 뛰는 심장을 진정하기도 어려웠고, 또한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목사의 연약함 때문에 부끄러워서 울었습니다. 목사도 이럴 수밖에 없는 연약한 인간입니다. 그래서 성령의 은혜와 지체들의 격려 없이는 감당하기 힘든 자리가 목사의 자리입니다.

목사는 이렇게 연약하기에 반드시 적극적으로 후원하며 함께 일할 수 있는 동역자를 필요로 합니다. 목사만이 하나님의 일을 하지 않습니다. 성령의 은사로 세워져 목사와 같은 꿈을 꿀 목자, 집사와 함께 일해야 합니다. 교회가 잘되고 커졌다고 자만심을 가질 필요도 없고, 규모가 작고 목회가 안 된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습니다. 마치 포도원에 마지막에 채용된 일꾼처럼 삯도 묻지 않고 동역자들과 함께 충성스럽게 일하면 성령께서 친히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워 가실 것입니다. 오늘도 영혼을 끌어안고 기도하는 이 땅의 모든 목사님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강안삼의 가정편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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