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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신앙에세이

[신앙에세이] 인생의 문제점들을 있는 그대로 가지고 오라는 예수님


아침에 차를 몰고 아파트를 나서다가 손을 흔드는 이웃 주민 두분을 태워 드렸습니다. 처음보는 분이었는데 두 분은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인지 서로 안부를 묻더니 금방 가정사로 화제가 넘어 갔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세고 연세가 있는 할머니는 신체는 건강해 보였지만 한 눈에 봐도 고단한 인생사가 얼굴에 묻어났습니다. 74세 먹은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져 있으며 여러 합병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고 지금 간호를 위해 병원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젊은 아주머니는 가까운 곳에서 내리시고 저와 남편 병간호를 위해 가시는 할머니와 단둘이 있게 되었습니다.
삶에 지친 할머니에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위로라야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기에 저는 조용히 물었습니다.
"할머니 교회 나가 보셨어요?"
"시누이가 자꾸 나가 보라 해서 예전에 한번 나가 봤는데 지금은 마음이 복잡해서 안나가고 있어요. 아랫집에 사는 아주머니도 자꾸 나가보라 하긴 하는데...."
"할머니 다시 한번 나가 보세요"
"남편이 욕창 나사 놓으면 또 폐렴이 오고 폐렴 나으니까 또 호흡곤란이 오고... 나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병원에서 묶어 놓고 있어요. 묶어 놔야 그나마 주사나 다른 것을 빼지 않으니까..."

할머니는 체념인지 타령인지 알 수 없는 말씀을 중얼중얼 하십니다.

"할머니 힘 드시겠네요. 그러지 마시고 교회가서 하나님께 한번 기도해 보세요.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어 주실 겁니다"
"인생사가 이렇게 복잡한데...남편 저 세상에 가고 나면 한번 가 보던가...."
"할머니 지금 가 보세요. 나중에 나중에 하다가 할아버지 돌아 가시고 나면 또 일이 생깁니다. 인간이 일 없을 때가 있었습니까?"
"하긴.... 누구는 마음을 비우라 하는데 그기 잘 돼야지"
"그렇지요. 사람이 마음을 비운다고 비워집니까. 할머니 그러지 마시고 지금 할머니 있는 그대로 하나님께 나가 보세요. 어느 종교는 마음을 비운다고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외우고 하지만 우리 예수님은 있는 그대로 그냥 가지고 오라고 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했거든요. 마음을 비운다고 비워지는 것도 아니고 우리들은 복잡한 인생사를 그냥 예수님께 가지고 와서 맡기기만 하면 됩니다. 이것보다 쉬운 것이 어디 있습니까"

남편 병 수발에, 경제적인 고통에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할머니는 끝내 대답을 하지 못하시고 차를 내리셨습니다.

믿는 자나 믿지 않는 자나 문제없는 사람이 없고 문제없는 가정이 없습니다. 우리가 그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고 하면 해결도 되지 않을 뿐더러 온 인생이 그 문제로 다 허비되고 우리의 육체는 남아나지를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생의 복잡한 문제들을 예수님께 가지고 나와 그에게 맡기고 우리는 그 나머지 시간을 좀더 보람있고 의미있는 곳에 투자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훨씬 더 가치가 있고 보람있어 질 것입니다. 하루 하루가 근심과 걱정이 아니라 천국의 소망으로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있는 이 간단한 진리를 세상 사람들은 왜 모를까요.